[카테고리:]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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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 고요히 탑이든 마당
미국에 아무 가족이 없다는 내 말에 자주 미국 친구들이 물었다, 떠나온 그 곳이 그립냐고. 인정머리 없게 들릴테지만, 태평양 건너 그곳에 가슴 촉촉히 적시며 그립고 보고싶은 것이 별로 없었다. 이 말인 즉,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고 싶을 만큼 행복했던 내 삶의 기억들이 그곳에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말일 것이다. 그나마 몇 떠오르는 내 행복의 리즈 시절이라면, 해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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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요’ 만성 증후군
복잡한 인연의 굴레 속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불륜과, 출생의 비밀, 질투의 삼각관계 등으로 범벅된 티브이 연속극 속 삶의 이야기를 뻔하다 생각하며 관심 없는 척 열심히 보았더랬다. 사실 내 삶도 그 뻔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주말 오후 케이블 티브이의 재방송 드라마 같은 얘기였을텐데… 뻔한 내 청춘, 그 제목을 정하자면 아마도 “나 힘들어”였다. 서른 중반까지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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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금자 씨: “너나 잘하세요”
친절해 보일까 눈화장 짙게 그린 당신은 그리 얘기했습니다. ‘너나 잘하세요” 그렇죠, 저나 잘 할 일입니다. 선무당 사람 잡는 훈수로, 뻔하고 뻔한 충고로, 근본 없는 조언과 어록 명언들로 무장하고 남의 금쪽같은 삶에 지적질 하며 감나라 배추 나라 할 일이 아닌 것입니다. 당신처럼 눈화장은 안 했지만, 저는 회색 옷입고 친절한 웃음을 팔며, 주제넘게 어쭙잖은 인생 충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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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열 여덟 나이 홀로 남도의 땅끝이라 이름이 붙은 마을에 찾았다. 그 끝에 가면 삶의 먹먹함을 한 손으로 구겨 버리고 올 수 있는, 폭포 절벽같이 바닷물이 내려앉는 ‘끝’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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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추억하지 말아요
삼십 줄 넘어 나이가 사십이 넘고나니 사람을 만나 부쩍 지난 시간을 많이 돌아본다. 앞날의 시간을 향해 손가락을 허공에 대고 열심히 꿈을 그리던 청춘은 간데없고, 이제는 과거만 청승이고 풍년이다. 누군가 먼거 그땐 그랬지 하고 추억을 건져 올리면, 아니 그 땐 이~랬지 내 버전의 추억을 들이민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어디에도 합의점이 없다. 그래서 좀 더 드라마틱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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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점을 찍어 시작을 기억하고, 10, 20, 30, 50, 혹은 100등등, 숫자가 주는 의미 기대어 함께 모여 그 시작을 추억하는 일을 기념식이라 부른다. 사람들의 ‘시작기억본능’은 끝임없는 이벤트, 행사에 대한 설렘과 강박을 가져온다. 그래서 어느 찌질한 남자는 99일만 연애하고 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간혹 그 시작의 정확한 지점이 어디냐에 대한 사소한 언쟁과 망각에 대한 피터지는 전쟁들이 있겠다. 특히 부부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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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동기의 불순함
왜’라고 묻는 질문에 마냥 솔직히 답을 하면 상대는 뻔뻔함에 당황을 하거나, 혹은 역겨움을 느낀다. 그래서 모든 개인적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들은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하지만 말을 적절하게 하는 수위 조절의 능숙함이란 영어처럼 또는 온갖 쯩-들같이 요긴하지만 쉬이 배워지지 않는 어려운 기술이 아닐까 한다. 이 분야 저 분야에서 이렇게 수위 조절에 능숙한 사람들을 기술자 혹은 선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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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친해집시다!
누가 아무개스님과 친하냐고 묻는다. 안 친하면 말 좀 섞고 친해지라고… 그랬다, 친해질 만큼 서로 얼굴 마주한 횟수도 넉넉했는데 아무개스님과 나는 친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친하다 해도 한 개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아무개 스님과 나는 같이 아는 스님들이 많은데 말이다. 안 친하면 만나서 서먹할텐데, 아무개 스님은 그러질 않았다. 그런데 왜 여직 안 친하다 생각을 했을까?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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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SM스님
누군가와 지붕을 나누고 함께 사는일, 가족조차도 쉽지 않은데 우리둘 사이의 삐걱거림이야 진즉에 예상을 했었지요. 혼자 절을 지키며 사는일이 지루하기도 했었고, 나이 사십이 되가는 이 즈음, 함께 사는것, 어울려 사는 기본을 배워야겠다는 절실한 생각이 들어 저는 당신을 초대했습니다. 원칙은 내 편리의 변덕에 따라 항상 바뀌었고, 그 변덕 같은 원칙에 맞추어 살아야 하는 당신의 노고가 말은 못하지만 미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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