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잘났어” – 마음의 병 #1

by Aug 22, 20183. 타인의 취향

봄의 기다리던 축제가 벚꽃처럼 찰나로 흐드러지다 사라진지 오래다. 그런데 나는 삼복 무더위 한가운데 여름을 기다리며 가슴이 서늘하여 여름 더위로 데워진 방바닥을 뒹군다.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과 준비하는 사람들.

어쩌다 보니 지난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이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 틈에 서 있었다. 뭐든 처음 하는 일에서는 겸손과 조용히 바라보는 것이 첫째 미덕일 텐데, 나는 뭐에 홀린 사람 마냥 너무도 심각했었다. 마치 그 축제가 저만치에서 미쳐 달려오는 황소쯤 되고, 나는 그 머리에 칼을 꽂아야 하는 투우사처럼. 

자기 생각에 너무 몰두하면 내 생각만이 옳다는 독선이 되더라. 목에 힘줄 돋으며 핏대를 세우다 나는 스스로 휘두른 칼에 가슴과 머리가 잘렸다. 축제 끝물에는 가슴이 휑하니 뚫렸고, 여름 무더위로 상처가 덫 낳다. 

마음의 병을 키우는 집착이 가지가지 일 테지만 자기 생각만이 옳다는 집착만큼 무서운 병도 없겠지. 

모두 제자리에 돌아간지 오래고 그런 날이 있었는지 사람들은 기억도 잘 하지 못할 텐데 그 잘려나간 구멍이 아직도 허전하고 서운하다.

독선도 체력이 좋아야 버티며 내가 옳다 목에 핏대를 세울텐데, 이제는 몸이 전 같지 않다. 건강하려면 뿌리 깊은 아집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옳…..’

병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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