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철학이다? Part 3 – 지혜로운 믿음으로 여는 마음의 빛!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믿음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우리 불자에게 불교가 종교 혹은 철학인가에 대한 논의는 별 의미 없는 논쟁일 것입니다. 우리 머리 위의 저 드넓은 허공은 우리 말로 하늘, 영어로는 sky, 한문은 天 등등 각기 다른 말로 불리지요. 여러 다른 이름이 저 허공을 작게 만들거나 혹 크게 만들거나 일그러지게 하는 일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신의 삶속에서 경험하여 바른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 불교를 설명하는 여러 이름들은 불필요한 수식어 사족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저 무지개 너머 보이지 않는 삶의 이상 열반/깨달음을 통해 감추어진 원리와 신비, 그리고 비밀을 열어 보이는 불교는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어떤 말로도 변치 않는 진리 그 자체입니다. 어쩌면 진리라는 말도 불필요한 여여(如如), 즉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겠지요.

Game of Language

하지만 불교가 무엇을 얘기하고, 불교는 무엇인가에 관한 정확한 이해, 설명, 그리고 그에 따른 말들이 중요한 이유는 말과 언어가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며, 부처님에 대한 믿음 밖에 서성이는 사람들은 그 말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어느 유명한 독일 철학자의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말처럼, 언어와 그 안의 무수한 의미와 미묘한 뜻은 인간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지요. 하늘과 허공은 똑같이 텅 빈 공간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항상 땅을 딛고 살며 저 높은 곳을 우러러 바라봐야 하는 인간에게 하늘은 지상의 삶 저 너머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자주 의미하며, 허공은 그저 텅 빈 것으로 의미 없는 삶의 허무를 종종 상징합니다. 비슷한 현상을 설명하는 말들은 그 미묘한 차이에 의해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다른 의미와 울림을 전해줍니다.

앞서 설명을 드렸듯 미신, 우상숭배, 기복, 철학 등 불교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설명과 편견의 말들은 부처님에 대한 믿음이 자라날 가능성을 방해합니다. 이것은 결국 불교에 관심이 있으나 일주문 밖을 서성이는 사람들을 불교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들지요. 불교가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대답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부처의 믿음 밖을 서성이는 사람들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서 불교가 미신 혹은 철학이라는 이름들로 잘못 인식이 될 때, 오늘의 불자가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하여 정확한 언어로 설명을 해야 하는 이유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사람들이 삶의 행복을 이룰 가능성을 위해서입니다. 침묵 가운데 거짓이 사실이 되는 것처럼, 우리 불자들의 잘못된 말과 편견에 대한 침묵은 어찌 보면 불교가 말하는 삶의 고에 고통을 더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종교, 으뜸(宗)의 가르침(敎)

그래서 으뜸 종(宗) 자에 가르침 교(敎)라는 말의 뜻처럼, 불교는 종교적 진리의 가르침으로 인간의 삶을 이끄는 으뜸, 최상의 가르침입니다. 나아가 이해하기 힘든 삶의 고통, 번민, 그리고 수많은 질문을 가지고 일주문 밖을 서성이는 사람에게 불교는 분명 믿음으로 진리의 문을 열고 그것에 따라 바른 삶을 이끄는 종교여야 합니다.

혹 어떤 사람은 철학도 하나의 으뜸가는 가르침으로 인간의 삶을 이끌 수 있다 얘기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불교는 사성제의 팔정도의 가르침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모든 인간의 삶의 궁극적 목적지로 열반과 깨달음을 제시합니다. 공교롭게도 부처님이 성취하신 후 설명하신 열반과 깨달음의 세계는 언어와 말의 논리가 닿지 않는 곳이지요. 그리하여 저 피안은 믿음을 시작으로 가는 곳이라 부처님은 경전이 여러 곳에서 설명을 하고 계십니다.

깨달음! 지혜로운 믿음으로 열리는 마음의 빛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불교 또한 믿음을 강조하며, 불자는 먼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믿음의 뿌리를 내려 삶을 살고 깨달음을 성취하고자 노력합니다. 저 유명한 화엄경의 구절, 믿는 마음은 깨달음의 길의 시작이며 삶의 행복과 좋은 일들의 어머니와 같고, 그것은 또한 모든 선한 법 다시 말해 삶의 행복과 좋은 일을 나타나게 한다(信爲道元功德母/長養一切諸善法)함은 불교가 종교적 진리의 가르침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예시일것입니다. 5세기 경에 사시며 유식불교의 논사였던 무착 스님은 불교적 믿음을 첫째 완전한 확신, 둘째 평안한 기쁨을 주는 좋은 마음의 특징, 셋째는 열반이라는 목적을 이루는 시작의 이 세가지 항목을 들어 설명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 믿는다 할 때, 종교적 믿음은 어떻게 생겨나며,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믿는 것이며, 불교의 믿음은 다른 종교의 믿음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다음편에 계속…


최신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