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SM스님

누군가와 지붕을 나누고 함께 사는일, 가족조차도 쉽지 않은데 우리둘 사이의 삐걱거림이야 진즉에 예상을 했었지요.  혼자 절을 지키며 사는일이 지루하기도 했었고, 나이 사십이 되가는 이 즈음,  함께 사는것, 어울려 사는 기본을 배워야겠다는 절실한 생각이 들어 저는 당신을 초대했습니다.

원칙은 내 편리의 변덕에 따라 항상 바뀌었고, 그 변덕 같은 원칙에 맞추어 살아야 하는 당신의 노고가 말은 못하지만 미안할 때가 많았습니다. 갑이 아니라 항변은 했지만 사실은 그랬습니다.

흥미로운것은 우리가 사실 많이 비슷한 사람이었다는 것이었죠. 내가 답답하다 느끼는 당신의 행동이 사실은 견디기 힘든 제 모습이었니까요. 짜증은 스스로가 견디기 힘든 제 얼굴 때문일테죠..

업이 달라 살아온 삶의 궤적이 다르고, 그래서 불안하고 불완전한 우리들.

지금 당신을 다른 지붕을 찾아 떠났고 아마도 제게 원망이 많을 거라 생각을 합니다.  얼굴보고 말하기 부끄러워 여기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최신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