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를 파는 가게

| |

중국집 주인 아들은 짜장면에 시큰둥하고, 치킨집의 아이는 바삭한 치킨에 관심을 별로 두지 않는다. 그와 비슷하게 절에서 제법 오래 산 나는 자비가 물린 모양이다.

뭐든 상품으로 만들어져 팔고 사는 지금의 세상에, 나는 자비를 만들고 파는 가게에 사는 중.

대장간의 주인이 망치를 두드려 튼튼한 연장을 만들듯, 삭발염의한 나는 열심히 경읽고, 땀흘려 절하고, 말뚝처럼 앉아 참선하고, 크게 목탁을 두드려 먹기 좋은 자비를 만들어야 하는데, 무시로 찾아오는 게으름에 만들어내는 자비가 많이 불량이다.

우연히 자비를 사러 들르는 이들이 가끔 있으나, 저기 비슷한 물건을 파는 곳을 알고는 발길이 끊어진다.

그 옛날, 저녁을 배불리 먹었으나 밤이 깊어 배가 출출해 지는 저녁이면 저 골목 어귀를 돌아 자주 들리는 소리기 있었다.

“떡사세요”

밤이 더 깊어지기 전에 남은 떡을 다 팔아야 하는 떡장사 아낙의 음성은 처량한 소쩍새가 울음같았고, 저녁 허기에 잠을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집들은 가로등 아래에서 떡을 건네 받았다.

밤늦은 마을을 돌며 떡을 파는 아낙처럼, 부처는 맨발로 드넓은 인도를 돌며 청정으로 만든 명품 자비를 팔았고, 2500년 후의 나는 현대식 절에 편히 살며 자비 짝퉁, 짜비를 팔고 있다.

“자비 사세요”

올 봄부터는 쫌 괜찮은 자비를 만들고 싶다.

Leave a Comment

Bitn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