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지은 잘못들”

“스승이시여, 자신의 몸을 대하여 몸의 성찰(sati/mindfunless)을 새우지 못한 사람은 동료 스님을 치고 사과없이 길을 떠날지도 모릅니다. 마치 사람들이 온갖 더럽고 지저분한 것을 땅에 버려도, 땅은 그러나 혐오감, 수모, 역겨움을 느끼지 않듯, 스승이이셔 저는 노여움과 미움을 버리고 그렇게 땅과 같이 넓고 숭고하고 한량없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앙굿따라 니까야 9:11

한 스님이 질투에 눈이 물어 ‘동료 사리불 존자가 자신을 때리고 사과없이 길을 떠났다’ 부처님께 말한다. 부처님은 사리불 존자를 불러 들이시고, 존자는 ‘나는 그런일을 하지 않았다’는 구질구질한 변명대신에 아라한을 성취한 자신의 청정한 삶에 대해 담담하게 부처님께 얘기한다. 결국 거짓을 고한 그 스님은  자신의 죄를 부처님께 고백하고 사리불 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렇게 항시 깨어 나를 바라보는 일이 실수와 잘못을 줄이며 사는 방법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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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알로랑 아바타
    알로랑

    모르고 지은 잘못들을 생각하면 부끄러워 숨고 싶기만 합니다. 시절인연으로 닿은 기독교가 세상의 전부라고 배웠기에. 이십대 순진한 열정으로 이름도 낯선 나라에 가서 개종을 권유하던 스물 몇살의 한국 여학생. 세수하기 위해 삼십분을 걸어가 물을 길어오르며 사는 아이들의 맑은 눈빛. 나귀를 타고 살구를 따며 노래를 가르쳐 주던 아이들의 목소리는 선명하기만 한데 참 부끄러운 이십대였던거 같아요. 얼마간의 돈을 쥐어주고 그들의 집에 머물며 개종을 권하던 검은눈의 젊은 동양인들을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생각했을지. 생각날 때마다 참회를 합니다. 모르고 지은 죄는 전생의 업 때문이였을까요. 그때는 오롯이 순박한 마음 하나 뿐이였을텐데 참 아쉽습니다. 늦었지만 불법을 만나 모르고 지은 죄를 알게 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항시 깨어 알고지은 죄 모르고 지은죄 생각하면 어쩔땐 조금 부담스럽기도 한것 같아요. 그래도 부처님 만난 일은 참 다행같아요. 스님의 솔직한 에세이가 참 편안하고 공감이 되요. 계속 읽을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

    1. monkds 아바타
      monkds

      아이디가 다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혜영님이신군요 ^^
      글쓰는 일이 노동같이 느껴지는 때가 많아서 그리고 마음이 옷을 벗고 나서는 느낌이라 많이 어렵고 그렇습니다.
      생각도 정리할겸 쓰면 좋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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