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17년 12월

  • 사공이 많은 배는 산으로…

    개인은 삶이라는 배를 노젓는 사공이며, 그/그녀가 속한 공동체의 사공이기도 합니다. 삶이라는 고해의 바다 위에서 우리는 팔에 쥐가 나고 입이 마르도록 노를 젖지만 바람과 물결은 쉬이 그치질 않습니다. 쉼없는 노질에 우리는 가끔 땀을 훔쳐내며 하늘을 올려다 보고는 하죠.

  • 위로의 금강경 – 2

    불자들이 경전을 찾아 읽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다양하겠지만 그 중에 하나가 그 안에서 아주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삶의 조언들을 찾고자 해서가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어 이런저런 경전을 집어들지만, 우리가 원하는 답과 삶의 위로는 쉬이 찾아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경전의 가르침이 내 삶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경전은 혹은 금강경은 과연 우리…

  • 관계가 서운한 봄

    “힘들 때 한번도 위로를 제대로 받아 본적이 없어요.” 속가의 동생으로부터 밤늦게 문자를 한 통 받습니다. 사람에 대한 서운함과 쓸쓸한 감정의 결이 들여다 보고 있던 전화기의 밝은 화면을 통해 전해 옵니다.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나는 준적이 없는 서운함을 받았다는 생각에 잠시 억울한 생각이 스칩니다. 그렇게 사람사이는 서운함을 주고, 서운함을 받습니다. 친하다 혹은 가깝다 느끼는 타인에게 바라는…

  • 위로의 금강경 – 1

    맛! 금강경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며 초봄의 들녘은 습기를 머금고 촉촉이 젖어 봄 햇살에 반짝입니다. 그 위로 이름을 알 수 없는 가지 가지의 연초록의 싹들이 올라옵니다. 물기에 질척이는 밭길을 걸어 아직 찬기가 무성한 땅을 가까이하고 앉아, 아낙들은 먹을 수 있는 어린 싹을 골라냅니다. 그렇게 채취된 봄나물은 풍미 가득히 식탁을 장식하지요. 달래의 씁쓸함, 냉이 시 금…

  • 닭의 모가지를 비틀고 오는 새벽

    누군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했습니다. 저 붉은 해처럼 빛으로 떠오를 희망과 역사의 거대한 흐름은 억압과 폭력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뜻임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을 보고 있자면 저 말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합니다. 누군가 세상 모든 닭의 모가지를 비튼 것처럼 날이 밝지를 않습니다. 그렇게 닭이 울지 않는 닭의 해,…

  • 천수경千手經 _ 내 마음이 경전이 되어

    지난 번 소개해 드린 반야심경과 함께, 천수경은 한국의 사찰의식에서 가장 많이 읽는 경전입니다. 산등성에 가린 늦은 해로 산사의 공기가 아직도 차가운 오전 10시가 되면 스님들은 목탁을 집어 들고 천수경을 시작으로 일제히 사시 예불을 시작하고, 법당의 한 쪽에 조용히 자리 잡은 불자들은 번뇌로 가라앉은 목소리를 스님의 염불에 더합니다. 그리고 자식, 남편 또는 다른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지요.…

  • 등불이 밤바다를 넘어…

    시절은 수상하여,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백만이 밝혔다는 촛불이 태평양의 밤바다 파도를 타고 멀리 이곳까지 실려와 어둠 속 가만히 베개에 기댄 우리 머릿속을 비춥니다. 해서 이래저래 잠 못 드는 밤은 길기만 합니다. 가만히 누워 바라보는 한 밤의 어둠 속,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말들이 빠르고 격하게 오고 갑니다.…

  • 대통령 봉사상 _ 김지혜

    어릴 때 부터 6년을 일요일마다 절에 온 지혜. 비록 트럼프의 싸인이 들어간 봉사상이라 아쉽지만 정명사 불자들 모두 격하게 축하한다.

  • 2017년 12월 10일 일요법회 _ 삼장봉안식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야, 진리의 가르침을 주셨던 스승이 이제 돌아가신다. 스승은 더 이상 우리들과 함께 하시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희 중이 있을지 모르겠구나. 그러나 아난다야 너희는 그런식으로 생각하여서는 아니된다. 내가 떠난 후 나의 제자들은 내가 가르쳤던 진리와 계율을 스승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대반열반경. 나는 이와같이 들었다 라고 시작하는 불교의 경전은 부처님의 사후 그의 가르침이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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